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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제로부터 시작하는 클로드 스킬 생활
6년치 도메인 지식을 Claude 스킬에 학습시켜, 'AI 동료'를 키운 데이터 분석가 이야기
2026.06.21
안녕하세요, 라프텔 데이터 파트에서 데이터 분석을 맡고 있는 Zero입니다.
라프텔은 비즈니스 의사결정을 데이터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멤버십 유지율, 결제 건수, 시청 횟수 등 여러 팀에서 "이 지표 좀 봐주세요"라는 요청이 몰려옵니다. 하지만 현재 라프텔의 데이터 파트에는 단 2명이 있습니다.^^; 저희 둘의 답을 기다리는 시간이 그대로 회사의 병목 구간이 되곤 하지요.
그러다가 라프텔 조직 전체에 Claude가 들어오면서 누구나 자연어로 데이터를 물을 수 있게 됐는데…
문제는 처음엔 데이터를 요청하면 Claude가 엉뚱한 답만 내놨습니다. Claude가 테이블 구조는 알아도 '라프텔이라는 서비스'의 맥락까지는 몰랐거든요.
그래서 시작했습니다. 제 머릿속에만 있던 6년치 도메인 지식을 Claude 스킬 파일에 한 줄씩 옮겨 담아 라프텔을 잘 아는 'AI 동료'로 키우는 일을 말이죠. 이 글은 그 ‘제로부터’의 기록입니다.
🚀 라프텔에 Claude 팀 플랜이 들어오다
라프텔은 예전부터 팀원이 업무에 필요한 AI 서비스를 쓰면 100% 비용을 지원해왔어요. 그러다 2026년 3월, "이제 AI Native하게 일하자"는 목표로 전사적으로 Claude 팀 플랜을 도입했습니다. PM, CS, 운영, 디자인, 개발, 데이터 등 모든 직군이 업무에 적극적으로 AI를 활용하도록 권장했어요. AI 도입이 "원하는 사람만 쓰는 선택지"가 아니라 "업무 인프라"가 된 거죠.
출처: 라프텔 Slack 전체 공지
라프텔은 운영 DB 데이터와 서비스 로그를 전부 Google BigQuery에 연동해서 데이터 분석가뿐 아니라 누구든 SQL로 직접 데이터를 들여다볼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어요. 하지만 모든 팀원들이 복잡한 SQL 문을 능숙하게 짤 수 있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마침 Claude 팀 플랜에는 프로젝트·스킬·플러그인을 다른 팀원과 공유할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마음먹었습니다. 데이터 분석 스킬을 하나 잘 만들어서 저는 칼퇴하고 누구나 손쉽게 라프텔 데이터를 자연어로 들여다볼 수 있게 하자고요.
🧩 쿼리 한 줄을 위해 알아야 했던 것들
먼저 BigQuery를 MCP 커넥터로 Claude에 연결하고, 가벼운 질문을 하나 던져봤습니다.
"지난 분기 동시방영작 중에 재생자수 상위 20작품 뽑아줘."
음…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어요. 아래와 같은 실수를 했어요.
이미 집계해둔 테이블이 있는데도, 굳이 전체 재생 테이블을 통째로 스캔
프로필 단위가 아니라 계정 단위로 집계
테스트·스태프 계정을 제외하지 않음
작품 방영 분기가 아니라 '재생한 시점'으로 지난 분기를 필터 (그래서 옛날 작품까지 결과에 포함)
당연한 일이었어요. Claude는 데이터의 '구조'는 알아도 라프텔의 '맥락'은 모르니까요. 사실 분석가의 일은 SQL을 쓰는 게 전부가 아닙니다. 비즈니스 로직, 서비스 운영 히스토리, 도메인 지식을 데이터와 한데 엮는 일이에요. 쿼리 한 줄을 짜는 동안 머릿속에선 이런 질문이 동시에 돌아갑니다.
"이 데이터는 계정 기준으로 봐야 할까, 프로필 기준으로 봐야 할까?"
"내부 테스트 계정은 늘 빼야 하는데…"
"방영 분기 데이터 타입이 뭐였더라?"
"미리 집계해둔 마트 테이블, 뭐가 있었지?"
"만약 이 질문들의 답을 Claude가 모두 알게 되면, 다음부턴 알아서 챙겨주지 않을까?"
데이터 분석 스킬(skill)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 500개의 쿼리를 한 파일에 녹였더니
Claude에는 '스킬'이라는 기능이 있어요. 한마디로 AI 동료에게 건네는 인수인계 위키입니다. 한 폴더에 메인 지침 파일(skill.md)과 상세 자료를 넣어두면, Claude가 일을 시작할 때 이걸 먼저 쭉 읽고 작업에 들어가요.
여기에 라프텔 데이터 맥락을 가르치면 되겠다 싶었는데, 막상 "뭐부터 적지?" 막막했어요. 그러다 깨달았죠. 제 작업 폴더에는 6년간 분석하며 쌓인 약 500개의 SQL 스크립트가 이미 있었거든요. 이걸 Claude Code에게 부탁해 하나로 합친 뒤, "이 쿼리들을 토대로 스킬을 만들어줘"라고 했습니다.
Claude는 수백 개의 쿼리에서 반복되는 패턴을 모두 추출해냈어요. 자주 쓰는 테이블, 늘 들어가는 필터, 헷갈리기 쉬운 집계 단위 같은 것들이요. 그렇게 6년치의 경험을 녹아낸 첫 스킬이 완성됐습니다. 이 스킬이 처음으로 깔끔한 쿼리와 결과를 척 내놓던 순간은, 잘 가르친 제자가 어느새 알아서 일을 처리해온 걸 본 기분이었어요.
⬆️ 스킬은 끊임없이 레벨업하는 동료
출처: 나 혼자만 레벨업 7화
스킬은 한 번 쓰고 덮는 문서가 아니라, 일하면서 함께 레벨업하는 동료입니다.
"아, 이거 다음에도 헷갈리겠는데."
"이건 분명 다른 사람도 똑같이 물어볼 텐데."
그때마다 스킬에 한 줄씩 더했어요.
서비스의 히스토리를 주입
라프텔은 9년 가까이 달려온 서비스라, 시점마다 바뀐 정책이 참 많아요.
2023년 12월: 무료 1화 제공 종료
2025년 6월: 광고 기반 무료 시청(AVOD) 종료
2025년 11월: 굿즈 스토어 오픈
이 변곡점을 모르고 분석하면 잘못된 결과가 나옵니다. "올해 작품 조회수가 작년보다 떨어졌네요"가 사실은 "무료 1화가 사라져서 진입 지점이 바뀐 것"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스킬에 서비스 히스토리 파일을 만들어 주요 변경 시점을 전부 적어뒀어요. 이제 Claude는 코호트 분석을 할 때 "2023년 12월 전후는 서비스 정책이 다르니 나눠 보는 게 좋겠어요"라고 먼저 짚어줄 정도가 됐습니다.
안전한 비용 가드레일 설정
누구나 자연어로 쿼리를 돌릴 수 있게 되니 새로운 걱정이 생겼어요. BigQuery는 스캔한 데이터량만큼 비용이 붙거든요. 잘못 짠 쿼리 하나가 수십만 원을 태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스킬 안에 '예산 게이트'를 만들었어요. 쿼리를 실행하기 전에 Claude가 먼저 dry run으로 예상 비용을 계산하고, 그 사람의 이번 달 누적 사용액과 잔여 예산을 확인합니다. 여유가 있으면 그대로 진행, 빠듯하면 경고와 함께 쿼리 최적화를 제안, 초과하면 실행을 막고 데이터 파트에게 문의하라고 안내해요.
덕분에 데이터 조회 권한을 마음 놓고 넓힐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PM들이 분석가를 거치지 않고 직접 데이터를 봐요. 글 첫머리에서 말한 그 병목, 분석가를 기다리던 시간이 바로 여기서 사라진 거죠.
데이터 환각 제거
주문 금액을 물었더니 Claude가 그럴듯한 컬럼 이름으로 깔끔한 쿼리를 짜왔어요. 그런데 실제 테이블엔 그런 컬럼이 없더라고요 AI가 '있을 법한' 이름을 자연스럽게 가정한 거였죠. 검증으로 잡아낸 뒤 "주문 테이블엔 금액 컬럼이 없고 실결제액은 결제 테이블 기준"이라고 스킬에 못박았습니다. AI는 빠르지만 검증은 여전히 사람 몫이에요. 다만 그 검증 결과를 한 번 알려주면, 같은 실수는 반복 하지 않습니다.
올바른 쿼리 방식 제안
재생 로그 테이블이 파티션 구조로 바뀌면서, 날짜 필터 한 줄을 깜빡하면 경고도 없이 거대한 테이블을 통째로 스캔하는 함정이 생겼어요. 비용으로 치면 꽤 아픈 실수죠. 이걸 발견하자마자 "이 테이블은 날짜 필터가 필수"라고 규칙에 알려줬습니다.
이런 발견들은 제가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게 아니라, Claude가 짜온 쿼리를 검토하다 실수를 발견하고, 그걸 다시 스킬에 반영하는 식이에요. 사람과 AI가 주고받으며 함께 똑똑해지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 그래서 이 스킬, 실제로 어떻게 사용되나요?
말로만 "스킬이 알아서 해준다"고 하면 와닿지 않으실 것 같아, 누군가 데이터를 물었을 때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풀어볼게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1. 질문을 알아듣고, 자기 담당인지 판단해요.
"지난달 SVOD 매출 추이 보여줘" 같은 요청이 들어오면, Claude가 이게 데이터 분석 스킬이 맡을 일이라는 걸 알아챕니다. 반대로 "이 이벤트 페이지 클릭률은?" 같은 질문은 "그건 내 담당이 아니라 이벤트 대시보드 스킬의 일이야" 하고 넘겨요. 동료끼리 업무를 나누듯이요.
2. 필요한 자료만 골라 봅니다.
스킬 안에는 멤버십, 매출, 재생, 스토어, 서비스 히스토리 등 주제별 참고 자료가 따로 들어있어요. 매번 전부 읽으면 느리고 헷갈리니까, 매출 질문이면 매출 자료만, 멤버십 질문이면 멤버십 자료만 로딩합니다. 두꺼운 매뉴얼에서 필요한 챕터만 펴 보는 거죠.
3. 라프텔의 '암묵적 지식'을 자동으로 챙겨요.
사람이 매번 신경 쓰던 것들, 테스트·직원 계정 제외, 재생은 프로필 단위로 집계, 시간대는 서울 기준, 서비스 히스토리 등을 묻지 않아도 알아서 적용합니다. 제가 앞에서 언급했던 엉뚱한 답을 내놨던 그 실수들이, 이제는 기본값으로 지켜져요.
4. 실행 전에 '비용 검문소'를 반드시 통과합니다.
쿼리가 완성되면 곧장 돌리지 않아요. 먼저 (1) 이번 달 얼마나 썼는지 예산을 확인하고, (2) 쿼리에 문법 오류가 없는지 검사한 뒤, (3) "이 쿼리를 돌리면 약 ₩○○ 듭니다"라고 예상 비용을 원화로 보여줍니다. 그리고 여기서 반드시 멈춰요. 사용자가 "응, 실행해"라고 확인하기 전까지는 절대 실행하지 않습니다. 비용이 단돈 0원이라도요.
5. 결과 데이터와 함께 인사이트도 줘요.
쿼리가 돌고 나면 핵심 인사이트를 한 줄로 요약하고, 수치가 갑자기 튀면 "이 시점에 무료 1화가 사라졌으니 그 영향일 수 있어요" 같은 맥락을 덧붙입니다. 마지막엔 "이 분석에서 가장 불확실한 부분은 여기예요"라고 솔직하게 한계도 짚어주고요.
정리하면 이 스킬은 "라프텔 데이터를 아는 신중한 분석가"의 일하는 순서를 그대로 코드로 옮겨둔 것에 가까워요.
요청 내용을 파악하고 → 필요한 지식을 찾고 → 규칙을 지켜 쿼리를 짜고 → 비용을 확인받고 → 결과를 해석한다.
분석가가 머릿속으로 하던 그 흐름을 이제는 누가 물어도 똑같이 밟게 된 거죠.
✨ 스킬과 함께 일하는 지금, 분석가의 일이 달라졌어요
이렇게 스킬을 쌓다 보니 분석가로서 제 일도 꽤 달라졌습니다. 쿼리를 짤 때 도메인 컨텍스트를 일일이 떠올리던 시간이 거의 사라졌어요. Claude가 알아서 시간대를 맞추고, 내부 계정을 빼고, 서비스 히스토리 변곡점까지 챙겨 쿼리를 짜주니까요. 저는 그 결과를 검토하고, 거기서 인사이트를 길어 올리는 데 집중하면 됩니다.
역할 자체도 넓어졌어요. 예전엔 "쿼리를 잘 짜는 사람"이었다면, 지금은 "회사의 데이터 맥락을 코드로 옮겨 자산으로 남기는 사람"에 가깝습니다. 데이터 파트가 이번 분기 목표로 '데이터 비용 절감'과 'AI 자동화로 반복 업무 줄이기'를 잡은 것도 같은 흐름이고요.
스킬은 하나로 끝나지 않았어요. 데이터 분석 스킬에서 출발해 신작 수급을 검토하는 스킬, 이벤트 성과를 대시보드로 보여주는 스킬로 늘어났습니다. 전문 분야가 제각각인 AI 동료가 여러 명 생긴 셈이에요. 스킬을 키우는 일마저 점점 Claude와 함께하고 있어요. 주기적으로 스킬 파일 자체를 검토시켜 빠진 절차나 헷갈리는 설명을 고치게 하거든요. AI가 자기 인수인계 문서를 스스로 다듬는 셈이죠.
분석가의 일은 이제 쿼리를 빨리 짜는 게 아니라 머릿속 도메인 지식을 코드로 옮겨 누구도 다시 묻지 않아도 되는 자산으로 만드는 것. 이게 요즘 라프텔 데이터 분석가의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예요.
라프텔이 Claude를 들이며 했던 약속이 있었어요.
💬
"잘 쓰고 있는 프롬프트, 프로젝트, 스킬이 있다면 팀원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해 주세요. 함께 쓸수록 더 강력해지거든요."
이 글이 그 공유의 시작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라프텔에서 데이터로 일하는 게 궁금하다면, 우리 팀장 Jin이 먼저 쓴 글도 함께 읽어 보세요. 라프텔에서 데이터팀은 무슨 일을 할까?
데이터 맥락을 AI에게 가르치는 이 일이 즐거우실 것 같다면, 아래에서 만나요.